한국일보 수익환원 약속 어겼다…본지, 축제 퍼레이드 합의서 입수
LA한인축제 기간 ‘코리안 퍼레이드’를 주관해 온 한국일보가 지난 40년 동안 관련 결산보고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. LA한인축제재단과 한국일보는 코리안 퍼레이드 흑자 발생 시 공익사업에 전액 쓰기로 했지만 이마저 실행되지 않았다. 최근 본지는 익명의 제보를 통해 LA한인축제재단(이하 축제재단)과 한국일보 미주본사(이하 한국일보)가 체결한 ‘한국의 날 행사 합의서’를 입수했다. 한국일보는 이 합의서를 근거로 지난 50년 동안 LA한인축제 코리안 퍼레이드를 주관해왔다. 합의서에 따르면 지난 1982년 7월19일 ‘갑’인 축제재단 전신인 코리아타운 번영회 회장단(당시 회장 이희덕)과 ‘을’인 한국일보 미주본사 사장단(당시 사장 장재민)은 한국의 날 행사 합의서에 서명했다. 이 합의서에 따르면 당시 번영회측은 한국일보에 특권을 허용했다. 합의서 내용에는 ‘한국일보의 단독 주관권을 인정한다. 주관을 놓고 번영회 이사회가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다’고 명시되어 있다.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합의 사항에 포함됐다. 합의서에 따르면 ‘퍼레이드 집행시에 그랜드마샬 오픈카 승차인원 선정 등 프로그램은 양측이 공동 작성한다’고 되어있다.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에 관한 조항이다. 합의서에는 ‘한국일보는 퍼레이드가 끝난 뒤 최단시일 안에 결산서를 작성, 공개한다. 흑자가 생겼을 때는 그 전액을 공익사업을 위해 쓴다’고 되어 있다. 또 ‘공익사업 대상은 번영회와 한국일보 양측이 공동협의 결정한다’고도 명시되어 있다. 이 계약에 따라 한국일보는 코리안 퍼레이드 주관사로 관련 행사에 전권을 행사해왔지만 결산공개 및 흑자 시 전액 공익사업은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. 축제재단에서 20년 동안 활동한 한 이사는 “그동안 코리안 퍼레이드 결산보고서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”면서 “이사회 차원에서 결산보고서를 달라고 한 적이 있지만 (한국일보 측은)주지 않았다. 그 이야기를 꺼내 싸움이 나기도 했다”고 전했다. 또 다른 이사는 코리안 퍼레이드가 사실상 한국일보 독점사업이 됐다고 전했다. 이 이사는 “한국일보 측이 50년 동안 퍼레이드를 주관했다고 해 재단도 주관사로 인정하고 있다”며 “퍼레이드 결산보고 공유 등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”고 말했다. 축제재단 일부 이사는 한국일보가 지금이라도 양측이 서명한 합의서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. 익명을 원한 한 이사는 “퍼레이드 흑자 발생 시 양측이 합의 후 한인사회에 다 내놓게 돼 있다”며 합의서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. 김형재 기자 kim.ian@koreadaily.com월요일자 한국일보 퍼레이드 한국일보 코리안 한국일보 합의서 코리안 퍼레이드